최근 들어 영일만 죽천방파제 인근에 새벽운동을 나온 시민들이나, 피서를 온 관광객들은 거침없이 바다로 유입되는 대규모 거품덩어리를 보고 아연실색하고 있다.
장마철 전후 10여일 전부터 영일만 신항만과 인접한 포항시 북구 흥해읍 죽천리 방파제 주변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28일 영일만산단에서 흘러나온 거대한 거품덩이들이 죽천바다로 유입되고 있다. |
산업단지 업체들이 흘려보내는 환경처리수가 바닷물과 만나는 지점에서 거품 막을 형성하며 마치 거대한 스티로폼 구조물을 연상할 정도로 큰 층을 만들며 바다로 그대로 유입되고 있다.
@거품처리수는 아예 두터운 막을 형성 햇빛과 바닷물의 순환대사 작용도 막고있다. |
지난해부터 가끔 거품성분이 방류구로 통해 바다로 흘러들기도 했으나 지난 주말 22일께부터는 그 정도가 심해지기시작 하더니 28일에는 거품부유물질이 두터운 막까지 형성, 바닷물에 빛투과를 차단해 생태계 순환을 가로막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2주가량 이어지면서 인근 어민은 물론 아침운동에 나선 시민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지만 환경강국과 회사 측의 조치는 없었다,
@영일만산단 업체에서 흘러나오는 산업처리수 |
지난 주말에는 여러 팀의 피서객들이 죽천바다를 찾았다가 거대한 부유물질이 해안선에 거품 띠를 형성한 것을 보고는 아예 딴 곳으로 떠났다.
이 같은 상황에도 포항시 등 환경당국은 인체무해론을 펴며 별것 아니라는 입장이다.
포항시 환경정책과장은 “이 거품처리수는 영일만산단 업체에서 배출하는 게 맞지만 영일만산단 조성으로 기존 산성토양층에 비가 오면 표출수가 높은 산성(ph 4.5~5.5)도로 인하여 일반물( ph 7.0~8.0)과 섞이면서 생기는 자연현상”이라며 인체에는 무해하지만 육안으로 보기 좋지 않아 거품제거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사회에 또 다른 거대한 거품덩어리도 있다.
2차전지 소재기업의 시가총액이 연일 상승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자축하는 현수막 거품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볼 때 기업들은 포항시가 값싼 용지를 제공하고 막대한 보조금까지 지원해서 유치시켰고 생산시설이 있던 청주시에서는 거품배수 배출 등 환경민원이 잇따랐다. 여기에 관련 계열사 가운데는 폐배터리를 재활용하는 폐기물처리업체도 있다.
‘배터리 보국’이라는 샴페인을 미리 터뜨리기 보다는, 주식시장에서 춤추는 유치기업의 시가총액의 거품을 보기보다는 기업의 제조공정과 환경배출, 근로자들의 작업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보는 거품 걷힌 행정의 포항을 볼 수 있었으면 참 좋겠다.
이한웅 기자 newskorea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