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속 삶의 美學을 여성 특유의 글로 옮겨
아무런 예고 없이 친정을 방문한다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다.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아버지가 크게 웃으며 반겨주시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랬다. 대문 너머로 마당을 서성이는 아버지의 뒷모습이 보인다. 살며시 대문을 밀치며 어린아이처럼 불러 본다. ”아버지이“
<장숙경 수필집 ‘바람같이’중 아버지의 등>
@수필가_장숙경 |
가을단풍이 붉게 물들 무렵, 포항시평생학습원장 장숙경씨가 공무원이 아닌 수필가로 정말 ‘바람같이’ 예고 없이 찾아왔다.
장숙경씨의 첫 수필집 <바람같이>(교음사 刊)은 50여편의 수필이 254쪽 분량으로 엮어져 있다.
저자는 발간 소감에서 ”아이를 두고 평생을 직장생활에 미친 듯이 뛰어다니는 바람에 가족들에게 못할 짓을 많이 했다. 또 사회생활이란 걸 하느라 나 자신의 마음도 다쳤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많이 다치게 했다. 이때 나를 지탱해준 힘이 수필이었다. 때론 격려가 되었고, 때론 도피처가 되었고, 때로는 자신을 정화시켜주는 촉매제가 되었다.”고 밝힌 것처럼 그에게 수필은 영원한 동반자였다.
@수필집 <바람같이> |
전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인 정목일작가는 “첫 수필집인데도 만만치 않은 인생경지를 담고 있으며 여성답게 남성 수필가가 접근치 못하는 가정 살림과 자녀, 교육 등 체험을 통해 얻은 삶의 미학을 고스란히 글로 담은 독특한 장르를 표출하고 있다”고 서평을 남겼다.
생활 속에서 치밀하고 꼼꼼하기로 유명한 작가는 공무원으로서 근무자세도 그렇다. 시장 비서실장이라는 긴장된 업무를 거뜬히 소화해 내면서도 주민복지과장과 북구청 과장 근무시절에는 산골과 어촌의 화장실 문고리 하나까지 민원인의 입장에서 살피고 또 살폈다.
이 수필집을 다 읽고 책장을 덮을 때즈음이면 정말 그의 글처럼 “한 줄기 바람 같은 생애를 살다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든다. 바람결에 가벼이 몸날려 자유로이 살다가 내년 새싹 돋을 봄이면 봄바람이 되었으면 참 좋겠다.
우성희 기자 woocat@hanmail.net